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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목사입니다 - 박차선 목사
진달래가 피어 있는 산길에서
할머니가 나에게 물었습니다
'누구야, 뭐 하는 사람이야'
순간 나는 말문이 막혀 버렸습니다
한참 후에 나는 이렇게 답했지요
'모르겠어요'
그 때 나는 참 바보처럼 말했습니다
아니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
왜 그랬을까요
그 이마 위에 가득한 주름고 희어진 머리가
내 말문을 막았던 것입니다
노인들의 삶의 경륜이 두렵기만 합니다
나는 기대해 봅니다
더 무릎을 꿇고 더 낮아지고 더 포기하다 보면
나도 '나는 목사입니다'라고 말할 날이 올 것을요
중년의 나이에서 깨닫는 소원입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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